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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생일'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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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생일' 포스터

금요일 저녁 일찍 잠들었다가 토요일 새벽 일찍 깼다. 할일이 없어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다가 영화 ‘생일’이 떴길래 봤다.

이 영화는 올해 4월 초 개봉을 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픔을 그린 영화다. 개봉 당시 보려고 했지만, 그때 새로 만들어진 스타트업에 합류한지 얼마 안 되었을때라 너무 바빠 보질 못했다.

영화는 최대한 담담하게 유가족들의 일상을 그려낸다. 처음부터 눈물이나 감동을 유도하지 않는다. 흡사 인간극장을 보고 있는줄 알았다. 엄마는 왜 저리 다른 유가족들과 어울리지 않는지, 아빠는 왜 해외에서 돌아오지 못했는지 설명을 해주지 않아 갑갑할 정도였다.

그러다 그 의문들이 하나둘씩 밝혀지고, 클라이맥스에 이르면서 눈물이 터졌다.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아마 극장에서 봤더라도 그랬을것이다. 새벽에 혼자 보고 있자니 더욱 슬펐다.

 

영화 '생일'의 한 장면


이 영화를 보며 세월호 사건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인생에 있어 약간의 각성을 하게 되었고, 한때나마 정치권에 뛰어든 중요한 계기 중 하나가 되었다. 두 아이의 아빠로서 이런 세상을 우리 아이들에게 살게 내버려 두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했으니... 그러다 이런 저런 좌절과 내상을 입고 일부러 세월호를 잠시 잊고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는 유가족들의 아픔을 과도하게 증폭시켜 그리지도 않고, 정치적으로 편향된 시각을 담아내지도 않는다. 다만 그들도 그 아픔을 딛고 열심히 살아내려 노력하고 있으며, 세상 사람들의 온갖 소리에 적지 않은 상처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할 뿐이다. 유가족들의 다양한 인간적인 모습과 세월호 희생 학생들의 친구들이나 생존자들이 겪어야 할 또다른 아픔과 추억을 담담히 그려낼 뿐이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지 5년이 지났다. 그 동안 정권이 바뀌었고, 수 많은 보도나 루머, 문제제기가 있었다. 해경이 해체되었고 또 몇몇은 법의 심판을 받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얼마나 더 안전한 나라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조금은 나아졌을거라 믿는다.

살아남은 사람들이나 남겨진 가족들도 또 삶을 살아야하니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그걸 빌미로 공격하는 일들은 멈추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애써 외면할 필요도 없고 잊으려고 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노력은 멈추지 말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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