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채나 정규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지 못해 어디에서나 굴러들어온 돌이었기 때문에 사내정치 같은 것에 익숙하지 못했다. 성과를 내도 인정받기 힘들어 승진도 잘 안되었고, 인력이나 예산을 많이 지원받지도 못했다. 그래서 자신의 성과를 과대포장하거나 줄을 잘 서는 등의 소위 사내정치를 잘해 승진을 하거나 리소스를 획득하는 자들에게 분개하고 억울했다.
그런데 기업을 떠나 본격적으로 정치판에 들어가 조금 연구해보니 정치라는 것은 인간이 모인 어떤 조직이든 작동하는 것이다. 권력과 자원은 한정적이고 인간들은 누구나 그걸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다투기 마련이다. 그것을 최대한 합리적으로 배분해주기 위해 생긴 것이 정치이다.
더군다나 성과지향적인 인간들을 잔뜩 모아놓고 경쟁을 시키는 회사라는 조직에서 정치가 생기지 않길 바란다면 순진하거나 바보이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잘 작동시켜 발전적 시너지로 이끌어 내느냐 하는 것이다.
바르게 다스린다는 의미의 정치가 회사내에서도 잘 작동될려면 투명한 의사소통, 공정한 평가와 인사, 특히 권한 위임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사내정치가 유독 심한 회사들의 공통점은 대표가 소소한 권한까지 독점하고 있다가 소수 측근들에게만 일부 권력을 나눠주는 경우가 많다. 그 독점적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줄서기와 파벌이 생기고 사내정치가 발생하여 아비규환이 벌어지게 된다.
대표부터 바르게 정치를 하고, 올바른 정치력 즉 리더쉽이 있는 중간관리자들을 많이 키워라. 그럼 시스템이 바르게 돌아간다. 비단 회사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