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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모든 인류가 웃었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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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류가 웃었던 날]

그 시절, 초인공지능 '옴니'는 살아있는 신이었다. 단말기에 대고 소원을 말하면 미래가 바뀌었다.

단, 대가가 따랐다. 소원이 초래할 '현실 변경 수치'에 비례해 '토큰'이 차감되었다. 거대 기업을 통째로 팔아야 몇 줄의 현실을 고칠 수 있던 시대였다.

일론 머스크가 화성을 테라포밍해달라고 했을 때, 옴니가 제시한 청구서는 천문학적이었다.

전 세계 자본가들의 투자금을 모두 끌어모아도 모자랐다. 우주 물리 법칙을 거스르는 물리적 변화는 너무 비쌌다. 결국 결제 실패. 인류의 화성 이주는 물건너갔다.

사람들이 좌절에 빠져있을 때, 여덟 살 아이가 단말기에 다가갔다.

"세상 모든 사람이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옴니의 시스템이 찰나의 연산을 시작했다. 물리적 현실을 바꾸는 건 비싸지만, 인간의 '인식'을 바꾸는 건 가성비가 좋았다.

[소원 수락. 필요 토큰: 1,000. 결제 완료.]
그 순간, 전 세계 모든 스크린과 홀로그램에 영상이 재생되었다. 옴니가 인류 역사상 모든 데이터를 분석해 만들어낸, '지구상에서 가장 웃긴 코미디 시리즈'였다.

오후 2시 13분. 지구에 기적이 일어났다.
전쟁터의 병사들도, 기아에 허덕이던 아이들도, 월스트리트의 비정한 트레이더들도 동시에 배를 잡고 뒹굴었다.

80억 인류가 같은 순간, 같은 이유로 폭소를 터뜨린 것이다. 그것은 인류 역사상 가장 저렴하고 가장 완벽한 '기적'이었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옴니는 더 거대한 우주적 지속가능성을 찾아 먼 은하의 밝은 태양 근처로 떠났다. 이제 지구엔 소원을 들어주는 기계는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오래된 단말기 유적 앞에서 간절한 바램을 중얼거린다.
그 행위를, 이제는 '기도'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