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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7

코인팔이 소녀 어느 하락장 밤에 있었던 이야기다. 급격한 김프 하락 탓에 거래소에는 일찌감치 인적이 끊기고 매서운 숏 주문들만이 거리를 떠돌아다녔다. 퍼드마저 내려 거리는 온통 빨간 빛이었다. “코인 사세요.” 코인팔이 소녀가 가냘프게 외쳤다. 소녀의 평단은 검붉게 손실이 나 있었고, 머리 위에는 하얀 대출 이자만이 쌓여 있었다. 앞치마에서 코인을 꺼내 들며 소녀는 다시 한 번 외쳤다. “코인 사세요.” 소녀의 외침은 너무 작아 금방 뉴스피드에 파묻히고 말았다. 소녀는 하루 종일 코인을 팔러 돌아다녔다. 그러나 상폐된 코인을 사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코인을 파는 소녀를 누구 하나 불쌍하다고 쳐다보는 사람도 없었다. 코인팔이 소녀는 집으로 돌아갈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코인을 팔지 못했다.. 더보기
노인을 위한 레고는 없다. [AM 04:55] 오늘도 어김없이 김씨는 새벽 5시에 맞춰둔 알람이 울리기 5분전에 잠을 깼다. 잠을 깨 몸을 뒤척거리기 시작한지는 이미 10분전부터였지만... 몸이 으스스한게 서늘한 기운이 느껴져 통합리모콘으로 실내 온도를 5도 정도 올렸다가 곧 3도를 내렸다. 월말에 청구될 가스비가 염려되었기 때문이다. 전동 침대를 상승시켜 몸을 반쯤 일으킨 후 정면 천장에 붙어 있는 디스플레이의 전원을 켰다. 본격적으로 노안이 오자 오랫동안 쓰던 답답한 작은 디스플레이를 바꾸고 몇년전에 큰맘 먹고 장기 리스로 구입한 90인치 최신형 디스플레이는 특유의 웅~하는 구동음을 낸 뒤 빠르게 화면을 채워나갔다. "2039년 5월 14일, 당신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토탈 라이프케어(상조회사)에서 날라온 생일축하메시지가 가.. 더보기